육아책 보다가 공유하고 싶어서 퍼왔습니다.
잔자책으로 책 보는데 이럴 때 참 좋네요.
난 교문 앞에서 일찍 나온 위엔위엔과 함께 그 아이를 기다렸다. 잠시 후에 위엔위엔이 헐렁하고 구질구질한 옷을 입은 아이를 가리키고 크게 불렀다. 그 아이에게 위엔위엔의 엄마라고 밝히고 잠시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는 내가 자신을 혼내러 온 줄 알고 잠시 두려워하다가 이내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나왔다.
“긴장하지 마. 아줌마는 그냥 너와 편하게 얘기하고 싶어서 왔어. 우리 잠깐 얘기 좀 할까?”
내가 쪼그리고 앉자 아이는 이상한 표정을 짓긴 했지만 곧 긴장을 풀었다. 이때 학생 몇몇이 우리 주변으로 몰려들어 난 아이를 데리고 좀 더 먼 곳으로 갔다. 하지만 그곳까지 아이들이 쫓아와서 그냥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내가 온화한 말투로 아이에게 물었다.
“네가 보기에 위엔위엔은 좋은 학생이니 나쁜 학생이니?”
“좋은 학생이요.”
아이는 말하면서 조금 부끄러워했다. 내가 물었다.
“왜 좋은 학생인데?”
아이는 오래 생각하지 않고 나오는 대로 말했다.
“공부를 잘해서요.”
또 잠시 생각하다가 “말썽도 안 피워요”라는 말을 덧붙이고 침묵했다.
“또 없어?”
“욕도 안하고 친구도 안 괴롭혀요.”
“그럼 위엔위엔의 단점은 뭐니?”
아이는 쑥스러워하며 작게 말했다.
“없어요.”
“좋은 학생인 위엔위엔을 괴롭히는 건 잘하는 짓이야 잘못하는 짓이야?”
아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앞으로도 계속 위엔위엔 괴롭힐 거니?”
아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미소를 짓고 아이의 팔을 토닥이며 “정말 착한 아이구나”라고 말했다.
이때 옆에 있는 남학생이 끼어들었다.
“아줌마, 속지 마세요. 얘가 만날 위엔위엔 괴롭혀요. 선생님께 안 괴롭히겠다고 몇 번이나 약속하고도 계속 괴롭혀요.”
아이들의 말에 아이는 불만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나타냈다.
난 그 아이들에게 말했다.
“전에는 그랬지만 이제 안 그럴 거야. 그렇지?”
아이는 두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눈에서 선량함을 발견한 난 아이가 이러는 것은 분명히 부모의 교육 방식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부모를 만나서 아이의 문제를 철저하게 해결하고 싶었다. 그래서 물었다. “엄마, 아빠는 어디에 계셔? 아줌마가 만나뵈도 될까? 걱정 마. 고자질 안 할 테니까.” 순간 아이의 기분이 갑자기 나빠졌고 옆에 있던 아이가 조용하게 말했다. “아줌마, 물어보지 마세요.” 그 말을 듣자마자 가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재빨리 “오, 미안해. 말 안 해줘도 돼”라고 사과하고 “이 책 되게
재밌어. 위엔위엔은 이 책 좋아하는데 너도 한 번 읽어볼래?”라고 말하며 『통조림에서 나온 소인들』을 꺼냈다. 아이는 책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내 떨어뜨렸다. 난 아이의 손에 책을 들려주고 말했다.
“선물로 주는 거니까 집에 가서 읽어. 위엔위엔은 집에 재밌는 책이 많으니까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위엔위엔에게 말해. 빌려줄게. 한 권 다 읽으면 또 한 권 빌려 읽는 거 어떠니?”
책을 받은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에 아이들이 자꾸 몰려들자 난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오늘은 여기까지만 얘기하자고 했고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이 참 착해 보였다. 아마 그 아이는 내가 문제를 이렇게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좋은 엄마가 좋은 선생님을 이긴다_인성편 | 인젠리, 김락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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